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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 Movie

26년, 1000만 관객을 바라보다.

by InvestorX 2012. 12. 1.


26년.



어제 잔뜩 기대를 하고 갔던 차에 나도 모르게 기대감이 한층 올라가 있어서 혹시 실망하지 않을까 염려도 하였습니다. 개봉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조조영화인데도 이렇게 사람들이 영화관 전석을 꽉 차서 보다니 놀랐습니다. 마케팅에 별로 돈 쓰지 않았다는데 입소문 효과가 큰 것 같습니다.


제가 26년을 보러가면서 혹시 영화가 너무 역사적 사실을 표현하는데 치우쳐져 있거나 감동이나 눈물을 억지로 짜내는 장면이나 설정이 있지는 않을까 염려도 했었는데, 도입 부분을 애니메이션 효과로 주면서 몰입감을 주었고 자칫 지루해질까 봐 그 26년이란 세월을 빠른 전개로 잘 넘어간 것 같습니다. 그러함에도 그 수십 년의 아픈 세월을 무턱대고가 아닌 관객도 함께 호흡하며 지나가게 처리한 것 같습니다. 


만화 '26년'을 기획한 강풀님도 만화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 라는 원칙을 지키며 그리려고 노력한 것처럼. 이 영화도 전달하려는 주제가 무겁고 쉽게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었겠지만 영화로서의 매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처럼 보입니다.





특히 연기력이 일품이었는데 배우 진구님은 '마더' 에서처럼 소름끼치게 배역을 잘 소화해내어 마치 영화속의 또다른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느낌을 받았어요.

또 영화의 주제 특성상 인물들은 제각각의 스토리가 살아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조연이 중요했죠. 그 역할을 '이경영, 조덕제, 장광' 님이 아주 잘 해주셔서 영화의 긴장감이 내내 유지됐던 것 같습니다.


특히 장광님의 경우에 '광해' '도가니'에서 이미 명연기를 펼쳐주셔서 어떻게 해주실까 궁금했었는데 마치 그 사람과 똑닮은 것처럼.. 마치 저 사람이 실제 저런 모습일테지.. 라며 그림이 그려질 정도로 아주 실감나게 해주셔서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화려한 휴가' 보다도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000만 관객을 꼭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폐해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등등 말들이 많지만 이 영화만큼은 그래도 꼭 달성했으면 좋겠습니다. 1000만명이 이 영화를 본다면 '도가니'의 사례처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p.s 원작자 강풀님이 후기에서도 밝혔듯이 이 영화의 가장 명장면은 영화가 끝나고 난 후 마지막에 올라오는 제작비를 내어 준 사람들의 명단이 올라갈 때입니다. 여러 번 영화가 좌절될 뻔하다가 3년 만에 이렇게 개봉하였다니.. 힘들게 결실을 맺은 만큼 꼭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 26년이 개봉 이틀만에 30만에 육박한다고 하네요.. 추세대로라면 1000만 가능할 듯?!!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