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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장그래, 그는 누구인가? 살아숨쉬는 캐릭터와 살아숨쉬는 마케팅 기법[웹툰 '미생']

by InvestorX 2013. 3. 25.



장그래, 그는 누구인가? 살아숨쉬는 캐릭터와 살아숨쉬는 마케팅 기법[웹툰 '미생']


미생, 처음 이 만화를 맞닥뜨렸을 때 놀랍기만 했다. 지루하고 의미없고 그저 어떤 기업이라는 것에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직장'이라는 것의 의미가 어떻게 다가와야 하는 것인지, 생의 한수를 보여주는 만화를 선보인 것이다. 


의사드라마, 경찰드라마, 법정드라마 등등 전문직에 대한 것을 소재로 많은 미디어에 나온 경우는 많다. 그러나 평범한 직장인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야후(YAHOO)'와 '이끼' 윤태호 작가의 신작치고는 이것은 제법.. 설득력이 있었다. 미생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직장인이라는 대상을 한 차원 끌어올려 위대한 자기와의 싸움으로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세상에서 취미생활 따위는 없이 오로지 직장에만 먹고 살고 죽는 그런 인생을 그렸다는 것이었다.





어떤 해석이든 좋다.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면, 필자는 그 삶을 아름답게 더 멋지고 의미있게 꾸며주는 만화라는 것이 즐거웠다. 신자유주의가 문제고 자본주의가 문제라고 직장을 당장 뛰쳐나올 수는 없지 않은가? 싫어도 꾸역꾸역 출근해야 하는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한 순간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적어도 '웹툰'으로서의 역할은 다한 것이다.


웹툰 '미생'이 다른 흔한 웹툰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주인공 '장그래'에 대해 호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만화의 시점 자체가 그래씨에게 초점이 맞춰진 탓도 있지만 '취직이 되지 않아 힘이 들 때, 첫 입사하였을 때, 신입사원 시절 열심히 발벗고 뛰어다녔을 때, 그 과정에서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 등이 모두 자기와 감정이입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래씨에게 다가가 나도 너와 같은 시간을 보냈었다며 툭툭 치고 싶은 느낌이겠다. 어쩌면 그래씨에게서 대답이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혹자는 장그래씨가 있는 '원인터내셔널'이 실제 어느 기업과 닮아있다고도 한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흡사하게 묘사할 수 있느냐고.. 똑같든 그렇지 않든, 실감나게 묘사했고 그게 실제와 맞닿아있다면 웹툰이상일 것이다.


심지어는 실제같이 느끼는 사람도 생기는 것 같다. 댓글을 읽어보면 말이다. 그래씨는 누구일까? 김동식 대리는 누구일까?


웹툰 자체가 가지는 생동감과 리얼함이 한몫했겠지만 이 웹툰은 그런 것 역시 마케팅에 아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누가 운영하는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실제 '장그래'가 트윗하고 쓰는 것처럼 느낌이 난다. 트윗이 올라오는 시간때도 출근시간이다. 저렇게 주기적으로 트윗해주는 것만으로 많은 직장인은 그러지 않다는 것을 잘 알지만 실제 '장그래'가 쓰는 것인가. 그럼 나도 열심히 그래씨처럼 살아봐야지, 라고 생각하지는 않을런지..






더 놀라운 건, 김동식 대리의 계정도 있다는 것이다. 서로 멘션도 주고받는다. 하하하 놀랍다. 이런 식의 마케팅 기법은 신선하고 새로운 것을 떠나 자연스럽게 독자들 마음속에 들어온다는 면에서 아주 효과적인 마케팅 기법인 것 같다.  간간히 올라오는 인터넷 서점의 순위나 현황을 보여주면서 책이 나와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린다.



장그래의 이야기는 어디까지 지속될까? 그도 결국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갈까? 


장그래 사원 https://twitter.com/YES_JJANG

김동식 대리 https://twitter.com/dongsik__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