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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Book

소설 '허수아비 춤' 만약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by InvestorX 2012. 12. 13.


허수아비 춤, 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만약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이 사실이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사실인 것처럼 그 내용을 아래에 적기 시작했다. 


*


재벌들이 건설사를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비자금을 만들어 주는 절묘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재벌에는 비자금, 부패, 뇌물수수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비공식 팀이 있다. 물론 겉보기의 직함은 아주 그럴 듯하다. 

재벌은 언론과 법조계뿐만 아니라 대학에도 후원금을 적극적으로 기부하여 대학생들로 하여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만들고 교수들을 자기 편으로 하여 각 신문의 칼럼과 강의, 여론 형성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한다. 
하지만 그 방법은 대학의 교수 후원비나 대학등록금의 인하 따위가 아니다. 대학에 강의실을 짓고 건물 이름을 재벌의 이름을 붙이는 방식이다.
그러면 대학생들이 그 건물을 드나들며 그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가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사회 환원'이다. 

대통령 선거, 정치인 등의 후원금을 대 로비라인을 구축하고 그것을 통해 고위공직의 자리를 자신의 색깔을 가진 인물들로 채워나간다. 

검찰, 공무원, 언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로비한다. 그리하여 그들을 그 분야의 조직에 확대에 이용한다. 

재벌은 언론을 아주 간단하게 통제하는데 한 신문사에 괘씸죄를 씌워 광고를 중단시켜 버리면 그 신문사는 휘청거리게 된다. 그래서 신문사 사장들이 수시로 인사를 드리러 오는 것이다. 

몇 기업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뭉쳐서 특정 신문사에 광고를 중단해버리는 방식으로 손쉽게 다룬다. 그렇게 광고보다 더 신뢰성있는 기사로 광고가 나간다. 

재벌은 그룹 내에 수십 명의 임원들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상상하기 어려운 돈을 비자금으로 관리한다. 

검찰 역시 수사해야 할 사건을 사태를 보아가며 덮어버리거나 오히려 표적, 확대수사를 하기도 한다. 굵직하고 사회에 현안이 되는 경우일수록 그렇다. 

판사, 검사, 변호사 모두 한통속으로 특정기업의 편이 되주기 때문에 설사 비자금이나 비리 문제가 적발되어도 손쉽게 넘어간다.


*

내용의 일부를 인용.

"일은 우리가 골 빠지게 했는데 돈은 왜 엉뚱한 놈들에게 퍼다 주는가, 그러나 어느 누구도 월급쟁이이기 때문에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신입사원들의 인상은 하나같이 부드러워 보였고, 편안해 보였고, 유순해 보였고, 순종적으로 보였다. 그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필연의 결과였다. 회장이 좋아하는 관상이기 때문이다."

"온 몸을 던져 화염병을 던지고 최루탄 가스를 마신 것은 군부독재만을 무너뜨리자는 것이 아니었다. 사회도 경제도 제대로 운영되어 모든 사람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기를, 그런 세상이 반드시 오게 하겠다는 의지로 공부를 뒤로 밀쳤던 것이다."



이 소설은 2010년 10월 출판되었다. 

김진명 작가는 "소설은 사실보다 더 진실같아야 한다." 고 말했다.  조정래 작가는 태백산맥, 아리랑 등의 작품을 쓴 어찌 보면 대한민국의 기득권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이런 '소설'을 쓴 이유는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내가 보기엔 아마 지금 그렇게 너도 나도 말하는 '경제민주화' 라는 단어를 이미 몇 년 전에 쓰인 이 소설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또한 얼마 전에 강한 사회적문제가 되었던 지금 검찰의 '색검, 떡검' 이미지도 이미 소설에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재벌과 그 하수인의 말의 논리는 꽤 그럴듯하게 먹힌다. 마치 재벌을 민주화하자면서 "너희도 재벌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으련?" 이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너무나도 사실적이게 재벌들의 쇼윈도에서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이 서성이는 것으로 묘사를 해버린다. 너도 바로 저런 정신으로 물들어 버릴 수 있다고 경고하는 셈이다. 

어찌 보면 이런 기회를 통해 '그들'이 가진 사고방식을 낱낱이 파헤쳐서 우리에게 소상히 알려주려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목적성이 있는 이 소설에서 밝히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소설인가? 진실인가? 

이 소설의 내용 일부를 아주 잘 묘사한 영화가 있는데 '돈의 맛' 이다. 글보다 영상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법이므로 상상력이 부족하다면 보길 바란다. 

또한 중간 중간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넣었다. 소설 속의 인물의 말로써 뿐만 아니라 좀 더 과감히 자신의 이야기를 넣은 것이다. 그는 소설로 칼럼을 쓴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동영상과 자료보다도 더 실감나게 실상에 대해 알 수 있다. 이것은 이 소설이 아니고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그가 고맙다. 그는 소설로 세상의 민심을 담아내는 것이 일이다. 그러나 그 문제가 꼭 이 문제여야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는 자신에게 글 쓰는 사람으로 주어진 이 책무를 결코 피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시민사회의 출현이다. 시민들이 많은 사회가 아니라
민이 사회와 경제를 감시하는 것. 그래서 기업이 시민을 두려워하는 것. 감시도 하고 '불매'라는 것을 무기
로 그들을 혼내는 것. 기업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그 기업의 제품을 사지않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떤 문장을 인용하며 끝맺음을 하겠다.

"허수아비 춤은 일반 독자들에게는 상상만으로 존재할 뿐인 재벌 사회의 이면을 해부해 보여준다." 
 -  방민호 해설내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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