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1 나는 대한민국의 노인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노인이다. 특별히 하는 일이 없으니 몸에 피로가 누적되지도 않아 잠에서 일찍 깬다. 배는 고픈데 아직 마루는 조용하다. 방문을 나와 물을 한 컵 마시고 그저 망하니 앉아있다. 시간이 지나 며느리와 아들과 함께 밥을 먹는다. 자식내외는 모두 직장에 나가고 나서 소일거리를 찾아볼까 옷매무새를 한 뒤 밖에 나간다. 시간은 많으니 아주 천천히 걷는다. 내 어깨를 젊은이들이 하나둘씩 제 갈길 가느라 바빠 툭툭 치면서 지나간다. 저 앞에서는 어떤 사람이 담배를 피면서 가는데 냄새 맡는 것이 고역이다. 지하철역에 도착하니 경마장이 있다. 스크린경마라고 요즘 역안에 하나 둘 씩 생겨 나가고 있다. 즐기려면 돈이 조금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할만한 돈이 나에겐 없다. 그래도 지하철요금은 공짜다. 지하철을 .. 2013. 2. 18. 이전 1 다음